최종 편집일 : 2024.05.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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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의 '초본草本' 금강산 그림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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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겸재 정선의 '초본草本' 금강산 그림 발굴

겸재 정선의 '초본草本' 금강산 그림 발굴 영양 주실의 한양 조씨 문중에서 대대로 소장 한국국학진흥원은 최근 조선시대 진경산수의 대가인 겸재 정선(1675~1759)이 그린 금강산 그림 7점을 발굴했다. 영양 주실마을에 위치한 월하 조운도(1718~1796)의 후손가에서 기탁한 것이다. 7점 모두 종이 바탕에 수묵으로 그렸고, 화폭의 크기는 각각 세로 40㎝, 가로 30㎝ 정도이다. 각 폭의 왼쪽 또는 오른쪽 윗부분에 ‘비로봉’, ‘비홍교’, ‘마하연’, ‘정양사’, ‘보덕굴’, ‘구룡폭’, ‘단발령’ 등 그림 제목과 ‘겸재초謙齋草’라는 서명이 적혀 있다. 그림 제목과 서명만 있고 창작 동기와 감상 등을 표현한 화제畫題나 인장은 없다. 금강산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명산으로 경관이 뛰어나 예로부터 시가나 문장, 그림으로 많이 표현됐다. 이번에 발굴된 겸재의 금강산 그림은 화폭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대체로 내금강의 각 명소를 부감법이나 원형의 구도를 사용해 요약적으로 표현했다. 정선 특유의 미점米點의 토산과 수직준법으로 처리한 바위산의 대조적인 표현과 포치는 그의 금강산 화풍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구도가 다소 형식적이고 채색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거칠고 활달한 필치는 금강산 명승의 외형적 특성을 우리 미감으로 우리 산천을 인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겸재는 쓸어내리듯 휘두른 빠른 붓질로 단번에 그리는 ‘일필휘쇄一筆揮灑’의 필법으로 유명하다. ‘비홍교’ 그림은 원형 구도를 바탕으로 윗부분에 바위산이 우뚝 솟아 있다. 거기서 화면의 중심인 만폭동을 지나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왼쪽 부분에 장안사가, 가운데에 비홍교가 배치돼 있다. 시각적인 사실성과 즉흥적인 흥취가 어울려져 높은 수준의 화격을 보여준다. ‘단발령’이 그려진 그림의 오른쪽 부분은 무성한 숲이 어우러진 부드러운 토산土山으로 묘사돼 맞은편의 예리한 암산들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주역의 음양 원리에 따라 대비의 조화를 생각하며 그림을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토산에 보이는 준법과 미점들은 습윤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마하연’ 그림은 화면의 윗부분과 오른쪽에 금강산의 여러 바위봉우리들이 ‘ㅅ’자로 붓 자국을 내면서 수직으로 꺾이는, 이른바 수직 준법皴法으로 표현돼 있다. 바로 뒷산은 미점을 문질러 발라 둥근 형태의 부드러움을 강조했고, 먼 곳에 위치한 바위산은 강하고 활달하며 예리한 수직 준법을 구사했다. ‘비로봉’ 그림은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듯한 봉우리의 공간감이 화면 전체를 압도한다. 실제 경치를 그린 것이지만 보이는 대로 그리지 않고, 산수의 본질을 꿰뚫어 자신의 창작 원리에 맞춰 재구성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금강산 그림은 겸재 정선이 그린 금강산 그림 가운데 ‘초본草本’ 내지 조본祖本의 이중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겸재 산수화의 밑그림으로서, 금강산을 소재로 한 그의 그림의 원형으로서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의 진경산수 화풍 연구에 주요한 기준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그림의 발굴로 인해 서화류의 전승과 관련해 영남 지역 선비들이 지녔던 산수 인식 내지 예술 향유의 양상을 추론해 볼 수 있다는 점도 그림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즉 자연과 소통하고 자연에 대한 귀의를 표현하는 ‘와유臥遊’ 정신이 금강산 그림의 전승 과정에 녹아 있기 때문에 영남 선비들이 추구한 산수에 대한 미의식을 가늠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이번에 공개되는 겸재의 금강산 그림은 진경산수화 양식의 성립 과정이나 겸재 그림의 구도와 필법 내지 표현에 대한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겸재의 그림을 소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주실 마을에 살던 조운도는 당시 영남을 대표하는 옥천 조덕린(1658~1737)의 손자이다. 조운도도 당시 이름난 학자로서, 번암 채제공, 다산 정약용, 금대 이가환 등 근기 남인의 실학자들과 활발하게 교류한 선비였다. 금강산 그림은 조운도가 할아버지 조덕린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이 집안에 겸재의 금강산 그림이 전래된 경위에 대해서는 문헌기록이 전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조덕린이 노년에 이르러 예전에 노닐었던 금강산이 그리워서 겸재에게 금강산 그림을 부탁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는 51세 때 강원 도사가 되어 금강산 등을 유람한 적이 있으며, 당시에는 나이가 들어 산수 그림을 벽에 걸어 놓고 그 속에 노니는 ‘와유臥游’가 성행했었기 때문이다. 상상컨대, 겸재가 청하현감으로 있을 때 영양 주실을 방문하자, 옥천 집안에서 ‘와유’의 자료로 삼고자 금강산 그림을 부탁하여 소장하게 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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